안녕하세요. 저는 Grip에서 개발, 디자인, 사업 등 다양한 직군의 팀원들과 함께 서비스를 만드는 프로덕트 매니저입니다. 그리고 이 서비스와 제품이 얼마나 잘 만들어지고 있는지 측정하는 지표와 방법은 수없이 많습니다. DAU/WAU/MAU(Daily/Weekly/Monthly Active Users), 회원가입 수, ARPU(Average Revenue Per User), 기간별 리텐션 등 모두 열거하자면 끝이 없을 겁니다.
비즈니스와 개발, 디자인의 중심에서 신호등 역할을 하는 프로덕트 매니저로써 제품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어떤 지표를 중요하게 보아야 하는 지는 끊임없이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제품의 완성도만을 생각하면 사업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고, 사업적인 목표 달성에만 집중하면 고객에게 우리 제품의 가치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스타트업이 PMF(Product Market Fit)을 찾고 큰 규모의 투자를 받아 스케일업하는 시기에는 제품과 구성원, 조직 구조에 급격하고 빠른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견고하다고 생각했던 제품의 방향성이 흔들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곤 합니다. 이때 비즈니스와 개발, 디자인 관점에서의 요구사항들을 만족하는 동시에 서비스가 제대로 성장하고 있는 지 검증할 수 있는 지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북극성 지표(North Star Metric)가 떠올랐습니다. 이 글은 제가 우리 제품이 성공 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근거가 되는 지표에 대해 조사하고 공부한 바를 정리하는 글입니다.
제품 성공의 척도, 북극성 지표(North Star Metric)
북극성 지표에 대해서는 다양한 정의가 존재하지만 저는 북극성 지표를 제품이 고객에게 전달하는 핵심 가치를 반영하는 지표로 정의했습니다. 즉, 제품이 고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가치가 고객에게 정말 잘 전달될수록 우리 제품이 성공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럼 많은 기업들이 중요한 지표로 보고 있는 매출과 같은 일반적인 지표가 좋은 북극성 지표일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매출이 제품이 고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가치를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비즈니스의 성장과 관계없이 마케팅 프로모션과 같은 단발성 이벤트를 통해 매출을 높일 수 있는 것처럼요. 또한 매출은 액션을 불러일으키기 어렵습니다. 매출을 높이기 위한 액션을 고민해보면 사실상 모든 액션이 후보가 될 수 있고, 그 중 우선순위를 판단하는 것 역시 어렵기 때문이죠.
좋은 북극성 지표의 예시
앞서 북극성 지표를 제품이 고객에게 전달하는 핵심 가치를 반영하는 지표로 정의한 것을 기억하면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서비스들의 북극성 지표를 살펴보았습니다.
페이스북의 북극성 지표인 10일 안에 7명과 친구를 맺는 사용자의 수는 연결이라는 페이스북의 핵심 가치를 반영합니다. 이 수치를 늘릴수록 더 큰 네트워크 효과가 발생하고 주요 BM인 광고 사업 역시 성장하여 매출 증가라는 결실을 맺어오고 있습니다.
페이스북과 같이 에어비앤비, 스포티파이, 넷플릭스 등의 기업들도 예약, 음악 감상, 컨텐츠 시청과 같이 그들의 제품이 고객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핵심 가치가 반영된 지표를 북극성 지표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북극성 지표를 설정할 때는 대표적으로 3가지 요소가 필요합니다. 더 많은 요소가 더해질 수 있겠지만 아래의 3요소는 개인적으로 필요 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는 대상 고객(who), 전달할 핵심 가치(what), 달성 기간 (when)을 명확하게 정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경험적으로 who와 what은 필요성에 대해 인지하지만 when을 정의하지 않거나 모호하게 정의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간 제한은 매우 중요합니다. 위의 예시에서 7명의 친구를 맺는 사용자의 수만을 북극성 지표로 설정한다면 이 가치를 경험하기까지 3년이 걸려도 틀린 것은 아니게 되기 때문입니다. 초기 스타트업이라면 3년이라는 시간은 생존 여부조차 불투명한 기간일 수 있지 않을까요?
북극성 지표의 의미와 역할
북극성 지표는 조직의 모든 구성원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움직일 수 있도록 나침밤의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북극성 지표에 대해 공부하면서 어쩌면 나침반만큼 중요하면서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고 느낀 점은 북극성 지표는 구체적인 액션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스포티파이는 '유료 사용자가 한 달 동안 음악을 듣는 총 시간'이라는 북극성 지표(=output metric)를 성장시키기 위한 투입 지표(=input metrics)로 기존 고객을 더 자주 불러오거나, 세션 당 사용 시간을 늘려야 한다고 정의했습니다. 그리고 이 액션들을 달성하기 위한 더 세부적인 투입 지표들로 쪼개고 있습니다.
Amplitude의 글에서는 이런 투입 지표를 설정할 때 고려할 차원으로 아래의 4가지를 꼽고 있습니다.
- 넓이(Breadth) : 얼마나 많은 활성 유저가 액션하는가?
- 깊이(Depth) : 활성 유저는 얼마나 깊은 액션까지 도달하는가?
- 빈도(Frequency) : 각 유저는 얼마나 자주 액션하는가?
- 속도(Efficiency) : 각 유저는 얼마나 빠르게 핵심 가치를 경험하는가?
이번엔 스포티파이의 예시를 대입해보겠습니다.
- 넓이(Breadth) : 트래픽. 음악 감상을 행하는 유저의 수
- 깊이(Depth) : 위의 트래픽이 상호작용을 하는 수준. 음악 감상 혹은 감상을 넘어 친구에게 공유하기
- 빈도(Frequency) : 각 유저는 얼마나 자주 액션하는가?
- 속도(Efficiency) : 각 유저는 얼마나 빠르게 핵심 가치를 경험하는가?
이렇게 세분화된 투입 지표는 신규 아티스트 알림 기능 추가, 음악 추천 기능 개선, 맞춤형 플레이리스트 제작 서비스 제공 등 구체적인 실행 계획으로 구체화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북극성 지표를 성장시키기 위한 뾰족한 액션(=product initiatives)을 정의하고 실행할 수 있게 됩니다.
여기까지 보면 북극성 지표만 성장시키면 만사 오케이라는 생각이 들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북극성 지표는 미래 제품의 성공에 대한 선행 지표로 작용해야 합니다. 미래에 제품의 성공 기준이 매출이라면 연 매출을 올리기 위해 그 전에 시행되어야 하는 지표라는 뜻이죠. 정리하자면 고객에게 전달하는 핵심 가치가 가장 잘 반영되면서 우리 회사의 전략적인 방향성과 맞아떨어지는 지표를 북극성 지표로 설정해야 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제품이 성공하기 위해 집중해야 하는 지표를 명확하게 분별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액션 아이템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이 지표를 제대로 설정했고 액션을 실행한다면 우리는 결국 성공하게 될겁니다.
북극성 지표 역시 끊임없이 적응하고 변해야 합니다.
실제 북극성과는 다르게 북극성 지표는 비즈니스, 제품의 성숙도에 따라 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초창기의 플랫폼 비즈니스는 네트워크 효과를 발생시킬만큼의 공급자와 소비자의 유입량 증대가 대표적인 북극성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즈니스가 성숙함에 따라 수익성의 개선과 같은 질적인 요소로 북극성 지표의 방향을 선회해야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산업과 조직마다 천차만별이겠지만 Amplitude의 글에서는 IT 서비스 제품 초기 단계라면 6~12개월, Product-Market Fit 을 찾아내고 안정화 단계에 들어서는 회사는 12~36개월의 단위로 북극성 지표를 돌아보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적응하고 변해야 한다는 것은 북극성 지표 역시 제품을 바라보는 수많은 관점 중 하나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모든 조직을 하나의 목표로 얼라인시키는 데는 분명 유용한 도구이지만 북극성 지표가 비즈니스의 모든 측면을 커버하는 유일무이한 완벽한 지표는 아닐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 도구를 적절한 용도와 시기에 유용하게 사용하면서 계속해서 검증하고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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